커리어와 직장생활2013. 6. 25. 07:22

페이스북에 조성문님의 블로그의 글(링크)이 엄청 회자되고 있는데, 저도 그 글을 보고 느낀점+개인적인 경험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글을 읽으면서 저는 왜 한국에서는 이것들이 지켜지기 어려운지와 어떻게 하면 개선이 될수 있을지 고민해보았습니다. 물론 대다수는 개인적인 경험에 바탕을 둔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여튼 예전에는 저녁시간을 회사에서 많이 보냈고, 요즘은 거의 매일 집에서 저녁을 먹고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에는 다음과 같은 요인이 작용을 한 것 같습니다.


0) 개인적인 성향의 차이:

  - 확실히 개개인의 성향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조직 안에서도 분명히, 매일 밤새 회사에서 일을하는 사람도 있고, 칼퇴근을 하면서 자신의 라이프와 가족을 챙기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정말 자유로운 상태에서 개인의 선택에 의해서 일에 모든것을 쏟아 붇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 확실히 저는 상대적으로 개인+가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떠한 직장을 다니더라도 상대적으로 저의 생각대로 시간을 쓰려고 노력했던것 같습니다. 물론 그러한 태도를 존중하는 매니저도 있었고, 겉으로는 존중하지만 분명히 평가등에서 불이익을 주는 매니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상대적으로 매니저의 평가에 덜 일희일비하는 스타일이었기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만의 스타일을 고수 할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평가에 민감한 성격을 지닌분들은 당연히 매니저들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삶이 영향을 받았수 밖에 없습니다.

  - 물론 개인의 성향이라는것 자체가 사회적인 맥락 안에서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다음에 적을 내용들과 분리해서 생각할수 없는것이 사실 입니다.


1) 조직문화:

  - 요즘은 많이 변화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대기업은 상대적으로 상하관계와 이너서클 문화가 업무 내/외적인 삶을 지배합니다. 업무적으로도 상사의 의견에 다른의견을 내면 '눈치가 없다', '자기주장이 너무 강하다' 라는 식의 이야기를 듣기가 쉬우며, 업무외적으로도 상사와 동료와의 관계를 쌓는 일-이너써클을 만드는일-(같이 저녁먹고 술마시기 같은?)이 '팀웤' 이라는 항목으로써 중요하게 평가가 됩니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많은 조직의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이 중요하게 평가를 받고, 개인적인 삶을 포기하는 것이 '영웅시'되기가 쉽습니다. 이러한 조직문화 안에서는 '특별히' 강한 자기만의 생각이 있지 않고서는 가족의 삶을 우선순위에서 낮추기 쉬울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상대적으로 글로벌(서구권 기반) 기업들은, 개인과 회사는 계약관계라는 인식이 강하고 상하관계더라도 인간대 인간 이라는 평등한 분위기가 강합니다. 따라서 '일을 잘한다면 너의 개인사나 개인적인 스타일은 인정한다' 라는 식의 생각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시간을 조절하고 가족과 시간을 쏟으면서도 일할때 집중하고 하는 문화가 생기는것 같습니다. 동료중에는 최근에 와이프가 아이를 낳아서, 한동안(1개월 이상) 오전에만 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오후는 집에가서 아이를 돌보면서 틈틈히 이메일로 일하고, 아기가 자는 밤 시간에 일을 하는 동료도 있고, 자신의 에너지가 떨어진것 같다며 3개월을 휴직하고 여행을 다녀오는 동료도 있습니다.

  - 또한 업무가 얼마나 개인별로 잘 분배가 되어 있는가가 중요하게 작용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이 그때 그때(예측 가능성이 낮게, 심지어는 밤에) 팀에 떨어지고, 매니저가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배분을 하는 구조라면 개개인이 자기의 스타일과 계획대로 시간을 쓰기가 어렵고, 회사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대기하는 일이 많아 질 것입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개개인별로 업무가 정확하게 나누어져 있고, 그 안에서 재량권을 주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되고, 그 결과 정확히 나누어진 책임덕분과 그에 따른 상대적으로 명확한 평가때문에 개인이 시간을 잘 활용하고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낼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2) 리더의 태도:

  - Work&Life Balance가 안 좋은 곳들을 보면, 조직의 매니저들이 개인의 라이프를 챙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대게의 경우 매니저들은 Work&Life Balance를 지키라고 부하직원들에게 말합니다. 하지만 매니저 본인이 월화수목금금금 사무실에만 있고 눈이오나 비가오나 집에 일이있어도 밤늦게 집에가면서 부하직원에게 라이프를 챙기라는 것은 마치 '마음대로 시켜요. 근데 난 짜장면!' 하는 시트콤과 다를바가 없는 것이지요.

  - 저도 상대적으로 주관이 강하다고 하지만, 매니저의 눈치를 전혀 안 볼수는 없는데, 지금의 저의 매니저(한국인)분이 일할때는 미친듯이 집중해서 하시면서, 일찍 나가봐야 할때는 아주 일찍 퇴근도 하시고 자유롭게 시간을 쓰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 그리고 개인평가에서 리더의 태도가 중요한것 같습니다. 일년 내내 라이프를 챙기라고 격려해 주었는데, 연말 평가에서는 매일 회사에 밤늦게까지 남아 있던사람이 좋은 평가를 받고, 회사내 체류시간에 따라 평가가 나가는 모습이 보인다면

라이프가 지켜지기 어려울 것입니다. 내가 나의 라이프를 지켜도 나의 일만 잘 하면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믿음을 줄 수 있는 리더는 정말로 중요합니다


3) 사회적인 분위기와 제도:

  - 아직도 우리나라는 '피나는 노력에 의한 성공', '인생을 다 바친 성공'에만 너무나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주는것 같습니다. 물론 그러한 사람들이 대단한 것은 맞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게 살수는 없을 뿐더러, 이러한 문화가 너무 강력할 경우 결과적으로 모두가 과잉경쟁을 하고 모두가 행복하지 못할 수 있게 됩니다. 

  - 승진과 높은 연봉이 없더라도, 개인의 기본적 삶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제도도 중요합니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존의 욕구가 담보되지 않는 상황(보장제도의 미비)에서는 다른 행복을 추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어떻게 개선을 해서 가족중심의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1) 돈과 승진이 전부가 아닐수 있다라고 개인들이 인지 하는것

 - 외부 요인(조직이나 상사)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결국 선택은 개인이 하는 것입니다. 개개인이 가족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조금더 많은 가중치를 부여하려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할 것같습니다.

 - 그리고 개인들(특히나 능력이 있고 협상력이 있는 개인들)이 돈과 승진이외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회사에 요구를 해야 회사들도 변화가 생길것입니다.

 - 다만 한국처럼 사회안전망이 불확실하고 위험한 곳에서는 개개인의 선택이 보수적(회사에서 짤리면 인생이 한방에 훅 갈수 있으니, 무조건 윗사람에 충성하자)인 방향으로 많이 흘러갈 것 같습니다. 따라서

2) 사회 안전망(복지)의 강화

 -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이 보장된다면, 사람들이 덜 눈치보고 자신이 원하는것(행복 - 가족중심의 문화도 그 한가지)을 추구하려는 삶이 가능할 것입니다.

3) 리더들의 능력과 헌신

 - 조직의 리더들이 개개인들에게 명확하게 업무와 책임을 부과하고, 그에따른 명확한 평가와 보상을 해주는 것이 기본에 준비가 되어야, 자신만의 Balance를 조절해가며 일과 가정에 집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외에도 많은 것들이 유기적으로 변화가 일어나야 가족중심의 문화가 만들어 질 것입니다. 


어째되었건 조성문님이 좋은 글을 써주셔서 많은 사람들이 이 주제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는 것이 문제 해결의 좋은 출발이 될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도 가족중심의 문화가 널리퍼지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Posted by Chai Lee